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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을 든 로리타 스트리트 패션과 ‘주류에 맞서는 옷차림’이라는 문구가 담긴 표지

문화

과잉의 귀환

갸루와 로리타는 왜 다시 인터넷을 휩쓸고 있을까

작성자 isabella업데이트 5 분 소요

온라인 패션에 묘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미니멀리즘, 조용한 럭셔리, 클린 걸 스타일, 끝없이 되풀이되는 마이크로 트렌드를 거친 인터넷이 이제는 한껏 과장하는 즐거움을 다시 알아가는 듯하다.

메이크업은 더 진하게.

액세서리는 더 많이.

볼륨은 더 풍성하게.

색은 더 다채롭게.

태도는 더 당당하게.

이 변화의 중심에는 애초에 얌전할 생각이 없었던 일본의 두 하위문화가 있다. 갸루와 로리타다.

두 스타일은 소셜 미디어에서 다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를 그리워하며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세대가 다시 해석하는 시각 언어가 되고 있다.

도쿄에서는 특히 갸루의 귀환이 눈에 띈다. 변신 자체가 볼거리가 됐다. 메이크업 강좌, 헤어 변신, 옷 갈아입기, 파라파라 영상, 거리 사진, 비포 앤 애프터 영상은 ‘갸루가 되어가는 과정’을 콘텐츠로 만든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질문은 왜 이 스타일들이 돌아오는가?가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이런 질문이다.

인터넷은 왜 갑자기 패션이 다시 이토록 과감해지기를 바랄까?

파스텔 핑크와 라벤더색 로리타 드레스에 화려한 머리 장식을 한 두 사람

같은 욕망에 대한 두 가지 다른 답

갸루와 로리타는 서로 매우 다른 문화적 흐름에서 태어났다.

갸루는 1990년대 시부야 거리에서 발전했다. 젊은 일본 여성이라면 이렇게 보이고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기존의 기대에 도전했다.

탈색한 머리, 강렬한 메이크업, 정교한 네일, 태닝한 피부, 플랫폼 슈즈, 점점 더 과장되는 실루엣이 눈에 띄는 것을 중심에 둔 미학을 만들었다.

단순히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 목적은 아니었다.

누가 봐도 분명한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었다.

시각적 과장이 정체성의 한 형태가 됐다.

로리타는 다른 길을 걸었다.

빅토리아 시대와 로코코의 실루엣에 일본의 카와이 문화를 더한 로리타는 옷을 입는 행위를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일에 가깝게 바꿨다.

레이스, 리본, 형태를 잡아주는 보디스, 풍성한 스커트, 페티코트, 정교한 머리 장식, 세심하게 맞춘 액세서리가 입는 사람을 중심으로 온전한 시각적 세계를 만든다.

갸루가 이렇게 말한다면,

나를 봐.

로리타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내 세계로 들어와.

그러나 이 차이 아래에는 놀랄 만큼 닮은 점이 있다.

어느 쪽도 배경 속으로 사라지는 데는 별 관심이 없다.

파란 머리에 알록달록한 액세서리를 더한 갸루 스타일

인터넷은 아카이브를 뒤지고 있다

이번 부활을 이끄는 중요한 힘 가운데 하나는 새로운 디자이너도, 새로운 런웨이도 아니다.

아카이브다.

옛 egg 잡지 스캔본.

2000년대 거리 사진.

초기 KERA 사진.

하라주쿠 스냅.

오래된 프리쿠라 사진.

잊힌 블로그.

옛 브랜드 광고.

초기 Gothic & Lolita Bible 이미지.

한때 잡지, 개인 소장품, 하위문화의 실제 공간 안에 주로 머물렀던 이미지가 이제 몇 초 만에 세계를 돌아다닌다.

런던의 십 대는 2003년 시부야 거리 사진을 발견할 수 있다.

서울의 누군가는 2000년대 초반의 로리타 코디를 찾아낼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크리에이터는 20년 전 일본 잡지에 실렸던 사진 한 장을 바탕으로 메이크업 전체를 구성할 수 있다.

아카이브는 무드보드가 됐다.

향수는 창작의 재료가 됐다.

특히 갸루의 부활은 젊은 세대가 Instagram과 Pinterest 같은 플랫폼에서 보관된 스트리트 패션 사진, 잡지 스캔본, 오래된 프리쿠라 이미지를 다시 발견하는 현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하지만 단순한 향수는 아니다.

재해석이다.

새로운 세대가 꼭 과거를 똑같이 재현하려는 것은 아니다.

대신 이렇게 묻는다.

이 미학은 지금 어떤 모습이 될 수 있을까?


과잉이 자유의 한 형태가 될 때

이 스타일들이 다시 지금의 감각에 와닿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것들이 상징하는 바에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날 온라인 패션은 믿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움직인다.

어느 달에는 미니멀리즘이다.

다음은 발레코어.

그다음은 코케트.

그다음은 조용한 럭셔리.

그러고 나면 또 다른 작은 유행이 등장한다.

사람들이 앞선 스타일에 맞는 옷을 다 사기도 전에 시각 언어가 바뀐다.

갸루는 전혀 다른 제안을 한다.

유행 속에 자신을 지우라고 하지 않는다.

자신을 더 크게 드러내라고 권한다.

더 요란하게.

더 화려하게.

더 눈에 띄게.

자신의 자리를 차지하도록.

그래서 오늘날 갸루 문화를 이야기할 때 ‘갸루 마인드’라는 생각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그 미학은 자신감, 자기표현, 개인의 자유라는 태도와 떼어놓을 수 없다.

오늘날 되살아난 egg도 갸루를 단순히 옷의 한 종류로 다루지 않고, 즐거움과 강인함, 자유라는 생각을 통해 계속 소개한다.

이런 의미에서 갸루는 겉모습만을 뜻하지 않는다.

시각적으로 무색무취한 존재로 남기를 거부하는 태도다.

갸루 스트리트 패션을 즐기는 사람들의 단체 사진

로리타도 비슷한 일을 한다

로리타의 매력은 다른 감정에서 출발한다.

평범한 현실과 거리를 만든다.

로리타 코디는 옷 입기라는 단순한 행동을 하나의 인물, 분위기, 혹은 상상의 세계를 만드는 일로 바꿀 수 있다.

페티코트는 실루엣을 바꾼다.

블라우스는 비율을 바꾼다.

머리 장식은 얼굴을 감싸는 틀을 바꾼다.

신발은 몸과 지면의 관계를 바꾼다.

액세서리는 이야기를 완성한다.

모든 요소가 역할을 한다.

로리타가 하위문화로서 오랫동안 살아남은 이유 가운데 하나다.

로리타를 하나의 유행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 매력은 일반적인 의미에서 유행을 타느냐에 달려 있지 않기 때문이다.

2025년 일본 정부의 문화 특집에서는 로리타 패션을 단순한 의복이 아니라 스스로 힘을 얻는 방식으로 설명했다. 거의 ‘전투복’처럼 기능할 수 있는 옷이라는 것이다.

이 생각은 중요하다.

패션이 정체성과 연결되면 보통의 유행보다 훨씬 오래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커다란 흰색 헤어 리본을 단 핑크색 로리타 스타일

이제는 변신 자체가 콘텐츠다

이 미학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자연스럽게 통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변신 과정이 영상에 아름답게 담긴다.

갸루에는 메이크업을 통한 변신이 있다.

맨얼굴 → 속눈썹 → 윤곽 메이크업 → 아이 메이크업 → 머리 → 네일 → 완성된 모습.

로리타에는 코디를 통한 변신이 있다.

일상복 → 블라우스 → 드레스 → 페티코트 → 신발 → 가발 또는 헤어스타일 → 머리 장식 → 액세서리.

과정 자체가 이야기가 된다.

TikTok, Instagram Reels, YouTube Shorts를 비롯한 짧은 영상 형식과 잘 맞는다.

보는 사람은 완성된 옷차림만 보는 게 아니다.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본다.

예전의 스트리트 패션 생태계는 잡지와 실제 장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제 같은 과정이 휴대전화 화면 안에서만 일어날 수도 있다.

egg가 2018년 온라인 매체로 돌아왔을 때, 새로운 운영 방식은 이미 YouTube, TikTok, Instagram 등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에 두고 있었다. 지금의 egg는 디지털을 우선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계속 활동하면서 인쇄 잡지와 행사에도 다시 나서고 있다.

매체는 바뀌었다.

보이고 싶은 마음은 바뀌지 않았다.

레이스와 여러 겹의 스커트가 돋보이는 핑크색 로리타 드레스와 양산

거리의 문화에서 세계의 문화로

지리적인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갸루와 로리타는 일본의 특정한 문화적 환경에서 태어났다.

시부야.

하라주쿠.

일본 스트리트 패션 잡지.

동네 부티크.

백화점.

작은 독립 브랜드.

언더그라운드 행사.

오랫동안 일본 밖에서 이 문화에 참여하려면 찾기 어려운 정보에 접근해야 했다.

그 장벽은 이제 상당 부분 사라졌다.

세계 어디에서든 도쿄에 한 번도 가지 않고 일본 브랜드, 코디 참고 자료, 과거의 사진, 스타일링 강좌, 중고 의류, 독립 디자이너, 커뮤니티의 대화를 발견할 수 있다.

그 결과는 단순히 일본 패션의 세계화에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지역적 해석이 만들어진다.

파리의 로리타 코디가 도쿄의 코디와 똑같을 필요는 없다.

뉴욕의 갸루 크리에이터가 1999년 시부야의 옷차림을 완벽하게 재현할 필요도 없다.

아카이브는 어휘를 건넨다.

그 어휘로 무엇을 말할지는 입는 사람이 결정한다.

흑백 고딕 로리타 코디를 입은 두 사람

왜 지금일까?

갸루와 로리타의 부활은 오늘날 온라인 패션의 획일적인 모습에 대한 더 넓은 반응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오랫동안 소셜 미디어는 즉시 알아볼 수 있고, 상업적으로 안전하며, 따라 하기 쉬운 미학에 보상을 줬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참고 자료를 접하게 되면 비슷해지는 것은 피하기 어렵다.

과잉이 다시 흥미로워진다.

개성이 다시 흥미로워진다.

하위문화가 다시 흥미로워진다.

과거의 아카이브가 소중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알고리즘이 이끄는 오늘날의 패션 순환이 아직 완전히 규격화하지 못한 시각 언어가 그 안에 남아 있다.

갸루와 로리타는 오늘날의 많은 미학이 좀처럼 주지 못하는 것을 제공한다.

정체성을 만드는 하나의 온전한 체계.

무엇을 입을지만 알려주는 게 아니다. 아름다움, 자신을 보여주는 방식, 자신감, 공동체, 자기표현을 어떻게 대할지도 제시한다.

그래서 두 스타일의 귀환은 Y2K의 부활보다 더 큰 일처럼 느껴진다.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이번 부활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갸루도 로리타도 실제로는 뒤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일지 모른다.

인터넷은 이 문화들을 바꿨다.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달라졌다.

기술도 달라졌다.

세계 패션의 지형도 달라졌다.

1999년이나 2004년의 세계가 그대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돌아오는 것은 마음껏 과감해져도 된다는 허락이다.

자신을 강하게 느끼게 해준다는 이유로 무언가를 입는 것.

도저히 ‘힘을 뺀’ 차림이라고 할 수 없는 모습을 만드는 데 한 시간을 쓰는 것.

그 변신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

공유하는 것.

그게 왜 중요한지 이해하는 사람들을 찾는 것.

어쩌면 이것이 일본의 두 하위문화가 다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진짜 이유일지도 모른다.

과거가 예전 그대로 돌아오고 있어서가 아니다.

패션은 때로 조용히 있기를 거부할 때 가장 흥미로워진다는 것을 새로운 세대가 발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표현의 새로운 언어

갸루와 로리타는 완전히 달라 보일 수 있다.

한쪽은 햇볕에 그을린 듯한 피부에 화려하고, 요란하고, 반항적이다.

다른 쪽은 섬세하거나, 연극적이거나, 로맨틱하거나, 어둡거나, 환상적일 수 있다.

하지만 둘 다 패션이 단지 주변에 섞여 들게 하는 수단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거부한다.

둘 다 옷 입기를 하나의 표현 행위로 바꾼다.

둘 다 시각적 정체성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만든다.

둘 다 살아남았다. 사람들이 평범한 유행의 순환에서는 얻을 수 없는 무언가를 그 안에서 계속 발견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이 문화가 퍼지는 방식을 바꿨을 수는 있다.

그러나 바탕에 있는 욕망은 오래전부터 그대로다.

지금의 나뿐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의 모습으로도 옷을 입는 것.

그래서 과잉이 돌아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그저 모두 똑같아 보이는 데 싫증이 났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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